2010.09 by 소담


사당역에서 미처 우산을 챙기지 못한 엄마와 내가 모르는 사람들 틈에 섞여 비를 피하고 있을 때
몇 방울 닿지도 않은 빗자국이 신경 쓰였는지 엄마는 자꾸만 내 옷매무새를 만지작거린다.
내가 골라준 귀걸이를 달랑달랑 거리며 비구름을 쳐다보는 엄마는 너무너무 이쁘다.




2010.09 by 소담


요즘 비가 자주 와서 좋지만 학교 앞 제일 큰 나무가 하룻밤 태풍에 맥없이 누워있는 것을 보니 세상 허무하다
어디론가 옮겨지기 위해 나이테를 드러낸 채로 동강 동강 잘려있던 모습이 자꾸 맴돈다


05:23 by 소담


오늘처럼 새벽 내 밤을 지새우고 지금 자면 안되겠다 싶어 아침까지 기다리다 조깅하러 나서는 길이 참 좋다
이른 아침이 주는 묘한 차가움이 정말 좋다



2010.08 by 소담


가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산에서 노랗게 물든 낙엽 하나 붉게 물든 낙엽 하나 주워와
이쁘게 컵받침으로 쓰고싶다
올해 여름은 젖은 솜마냥 유난히 무겁고 늘어진다



2010.06 by 소담




공원에서 얻은 유월의 초록

노란연두에서 녹색으로 넘어가는 그라데이션이 보기좋다
삐걱거리는 손전화기로 찍은거 치고는 괜찮다

여름의 나무는 숨막히는 초록이라서
올려다보면 아찔하다
싱그러움의 절정
역시 초록은 여름에 보아야 눈부시다


나는 그저 초록이 좋은건지 나무가 좋은건지 모르겠다가도
사들이는 물건중에 녹색계열이 없는것을 보니 나무가 좋다

이 날은 학교가던 버스에서 졸다가 정류장을 잘못내렸던 날이고
다시 버스를 탈까 하다가 날이 너무 좋아 그냥 걷기로 한 날이다

햇빛 닿는 곳마다 녹아내릴듯 반짝거리던 나무가
새싹 냄새를 품고 옷 소매를 간지럽히던 바람이
어린 아가를 태우고 찌르릉대며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선명하게 기억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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